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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선택권’ 법안 17일 주하원서 통과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가 세금으로 사립학교 학비를 지원하는 바우처 유사 프로그램을 법제화하는 데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달라스 모닝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애벗 주지사의 핵심 입법 과제였던 해당 법안은 지난 17일 텍사스 주하원을 통과했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애벗은 법안이 통과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정치적 영향력을 총동원했다. 이번 표결 이후 명확해진 메시지는 하나였다. 애벗 주지사는 지금 텍사스 주의회에서 그 어느 때보다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애벗은 해당 법안을 지지하는데 주저하던 의원들을 설득했고 트럼프 대통령까지 나서 주하원 공화당 의원들에게 법안 심의전 전화를 걸어 지지를 호소했다. 여기에 더해 암묵적인 위협도 있었다. 애벗은 지난해 ‘학교 선택권’ 법안에 반대한 공화당 소속 주하원의원들을 상대로 선거운동을 벌였고 그 결과 8명의 현직 의원이 재선에 실패했다. 많은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또다시 논쟁적인 예비선거를 치르고 싶지 않아 했다. 공화당 정치 컨설턴트 매튜 랭스턴은 “지난 선거에서 텍사스 유권자들은 학교 선택권을 원한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보냈다. 그 기억을 떠올리며 의원들은 올바른 결정을 내린 것이다. 애벗 주지사, 트럼프 대통령, 그리고 작년 선거의 핵심 인사들이 강하게 압박하며 학교 선택권 통과를 기대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주의회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메시지를 받는 일은 흔치 않다”고 덧붙였다. 해당 법안은 이미 2월 5일 주상원을 통과했으며 이제는 하원과 상원에서 통과된 두 버전을 조정하기 위한 조정위원회로 넘어가게 된다. 이후 양원에서 최종 표결을 거치고 애벗 주지사가 서명하는 절차만이 남게 된다. 애벗의 수석 정치 고문인 데이브 카니는 주지사가 이번 결과에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결과가 애벗의 정치적 위상을 의미한다고 보기에는 조심스러워했지만 애벗이 법안 통과를 위해 상당한 정치력을 발휘했다는 점은 인정했다. 카니는 “주지사의 기본 철학은 ‘좋은 정책이 곧 좋은 정치’라는 것이다. 정책이 훌륭하다면 선거를 포함한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지적했다. 카니는 2023년 ‘학교 선택권’에 반대한 공화당 주하원의원들을 교체하기 위한 애벗의 선거 전략을 설계한 인물이다. 애벗은 막대한 선거 자금을 동원해 예비선거 도전자를 지원했고 결국 8명의 현역 의원을 교체하는데 성공했다. 2024년 트럼프 대선 캠프에서 활동한 공화당 정치 컨설턴트 비니 민치요는 “애벗은 자신이 하겠다고 말한 것을 그대로 했다. 학교 선택권에 반대한 의원들을 교체하고 자신의 계획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당선시켰다. 그는 이제 텍사스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인 중 하나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애벗 주지사의 캠페인은 여전히 반대 입장을 유지했던 공화당 하원의원들에게 압박으로 작용했다. 대부분의 의원들이 결국 찬성표로 입장을 바꿨고 법안에 반대한 공화당 의원은 데이드 필런 전 하원의장과 게리 반디버 의원 단 2명뿐이었다. 이 법안은 ‘교육저축계좌’(education savings account/ESA) 프로그램을 신설해 학부모가 자녀의 사립학교 학비로 약 1만 달러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한다. 해당 프로그램은 모든 학생이 신청 가능하지만, 장애 학생 및 저소득 가정 아동이 우선 순위를 가진다. 프로그램 예산은 첫 해 10억 달러로 제한되며 2030년에는 약 40억 달러까지 증액될 수 있다. 법안을 지지하는 측은 이 제도가 사립학교 접근성을 높이고, 자녀의 필요에 맞는 교육 선택권을 넓혀줄 것이라 주장한다. 반면, 민주당은 공립학교 자금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며 한 목소리로 반대해왔다. 이들은 긴 토론과 수십개의 수정안을 제안했지만 모두 절차적 표결에서 공화당에 의해 차단됐다. 법안 논의 중 애벗 주지사의 영향력은 더욱 명확히 드러났다. 민주당의 제임스 탈라리코(오스틴 지역구) 주하원의원은 공화당 의원들이 학교 선택권 법안을 유권자 투표에 부치자는 수정안을 지지하려 했으나 애벗 주지사가 이들을 1명씩 불러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탈라리코 의원은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 상식적인 제안에 대해 초당적 지지가 모이고 있었지만 주지사는 의원들을 사무실로 불러 해당 수정안을 지지하면 그 의원이 발의한 모든 법안을 거부하겠다고 협박하고 예비선거를 ‘피의 전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어떤 공화당 의원이 이런 압박을 받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애벗의 대변인 앤드류 마할레리스는 문자 메시지를 통해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주지사는 의원들과 대화하며 학교 선택권 법안에 찬성해줄 것을 독려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몇몇 공화당 의원들은 탈라리코의 발언에 힘을 실었다. 초선인 제프 배리(피어랜드 지역구) 의원은 페이스북에 “내가 학교 선택권에 반대했다면 내가 발의한 모든 법안과 예산 요청은 전부 폐기됐을 것이다. 사실상 전국적인 정치 세력과 주정부가 모두 등을 돌리는 상황이었기에 반대표를 던지는 것은 아무런 이점도 없는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결국 하원에서의 결과와 애벗 주지사의 영향력은 민주당 의원들에게 깊은 아쉬움을 남겼다. 17일 하원 회의에서 라파엘 안치아(달라스 지역구) 하원의원은 과거 바우처 유사 법안을 저지했던 초당적 연합이 무너진데 대해 탄식하면서 이번 투표는 입법부가 행정부에 대한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지 못한 결과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 법안은 재정적,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한 행정부와 이를 견제하지 못한 하원의 산물이며 이런 입법부와 행정부 사이의 불균형은 앞으로 더 심화될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베테랑 정치 컨설턴트이자 로비스트인 빌 밀러는 “애벗 주지사가 자신의 영향력과 선거 전략을 바탕으로 하원의 판도를 바꾸었다. 이건 완전히 다른 차원의 게임이다. 훨씬 더 진지하고 커리어를 좌우할 수 있는 승부다. 그만큼 강경하고 치열한 싸움”이라고 전했다. 애벗만이 이 과정에 관여한 것은 아니다. 테드 크루즈 연방상원의원은 작년에 애벗의 계획을 지지하는 공화당 후보들에게 최소 25만 달러를 지원했다고 달라스 모닝 뉴스에 밝힌 바 있다. 크루즈는 학교 선택권을 ‘21세기의 시민권 문제’라 칭하며 주하원의 더스틴 버로스 의장과도 계속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손혜성 기자선택권 주하원 학교 선택권 주하원 공화당 공화당 하원의원들

2025-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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